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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기업 사외이사 절반 가량 '교수님'… '거수기' 비판도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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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연구소, 매출 상위 100대 기업 공시 분석
전체 사외이사 423명 가운데 대학교수 188명
14명은 재직 기업 주식도 보유…찬성률 99.5%
‘투명성·지배구조개선’ 이유 겸직 허용했지만
사외이사 구실 제대로 하는지 의문
“대학 구성원들에 관련 정보 알려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사외이사 가운데 대학교수가 차지하는 비율이 44.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결사항 찬성률은 99.5%로, 경영진의 의사결정 견제라는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거수기’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학교육연구소(대교연, 소장 박거용)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기업들의 올해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를 22일 내놨다. 2003년 교육공무원법 개정으로 대학교수들의 사외이사 겸직이 허용된 이래 규모와 구성 등을 총체적으로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교연의 분석 결과, 100대 기업 전체 사외이사 423명 가운데 대학교수는 188명(44.4%)이다. 다만, 8명이 100대 기업 2곳의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어 실제 인원수는 180명이다. 소속 대학은 서울대가 47명(25%)으로 가장 많고 고려대 29명(15.4%), 연세대 19명(10.1%), 중앙대 12명(6.4%), 성균관대 11명(5.9%) 등 상위 10개교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의 78.2%(147명)나 된다. 전공은 경영·경제학이 102명(54.3%)으로 가장 많고 공학계열 35명(18.6%), 법학계열 19명(10.1%), 자연계열 10명(5.3%) 등의 순이다. 분석 결과 4명 가운데 1명꼴로 기업 2곳에서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모두 44명인데 8명은 100대 기업 2곳에서, 36명은 100대 기업과 그 이외 기업에서 동시에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었다. 재직 기간(3월31일 기준)은 ‘1년 이상~3년 미만’이 91명(48.4%)으로 가장 많지만, ‘5년 이상’ 재직하고 있는 교수도 11명(5.9%)이었다. 문제는 교수의 사외이사 겸직을 허용한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교연 분석 결과, 올해 1분기 회의에 사외이사로 참석한 교수 184명이 1897개 안건의 표결에 참여해 1887건(99.5%)에 찬성 의견을 냈다. 김효은 대교연 연구원은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하도록 겸직을 허용한 것”이라며 “하지만 찬성이 100%에 가깝다면 해당 기업에서 연간 평균 1천만원 이상의 보수를 받으며 교수들이 사외이사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기업의 주식을 소유한 교수도 14명이었다. 발행주식 총수의 1% 미만을 소유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보유 수량과 상관없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교연은 대학들이 교수들의 사외이사 재직 관련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대학 알리미’에 공개해 대학 구성원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본시장법 등에 따라 일반 기업들이 사외이사를 포함한 기업 임원 현황과 보수를 공개하는 와중에도 대학들은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교수들의 사외이사 겸직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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