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인원 많아 발길 돌리기 일쑤… 일부 병원 2시간만에 물량 소진도
트윈데믹 우려속 접종수요 몰려
질병청 “원활한 공급위해 노력”
19일 오전 10시 반 서울 중구의 한 병원에서 만난 고정애 씨(86·여)가 진료실을 나서며 말했다. 만 70세 이상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된 이날 병원을 찾은 건 고 씨뿐이 아니다. 100m² 남짓한 병원 대기실에는 40명 가까운 어르신이 예방접종예진표를 손에 쥔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벤치형 의자 3개에 앉은 어르신들은 오랜 기다림에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접수 창구의 직원 2명은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며 “지금 오시면 기다리셔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오후 2시 서울 성동구의 한 병원에도 30명 넘는 대기자가 몰렸다. 여기저기서 “2시간 기다렸다” “난 3시간째 대기 중”이라는 대화가 오갔다.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선 한 어르신은 꽉 찬 대기실을 둘러보고 “오늘 주사 못 맞겠네”라며 발길을 돌렸다.
첫날부터 대상자가 몰리면서 일부 의료기관은 오전에 접종 물량이 바닥났다. 충남 부여군 한 의원은 오전 9시 문을 열자마자 어르신들이 몰리며 2시간 만인 11시경 하루 접종물량(100명) 접종을 마감했다. 정부 지침에 따라 의사 1명은 하루 최대 100명까지 접종할 수 있다. 의료기관 한 곳에 너무 많은 접종자가 몰리는 걸 막기 위해서다. 광주 광산구 한 의원도 오전 8시 반 문을 연 지 3시간 만에 100명 접종을 끝냈다. 서울 동대문구 한 병원 원장은 “오전에 접종이 끝났는데 20명 정도가 왔다가 돌아갔다”고 전했다.질병청에 따르면 18일 기준 전체 접종은 955만 건으로 전체 접종물량(2898만 도스)의 30%가 넘는다. 이달 13일 무료접종을 시작한 중고등학생(만 13∼18세)도 이미 전체 대상의 44.1%가 접종을 완료했다. 질병청은 각 지역 인구 규모에 따라 백신을 공급해 무료접종 물량이 부족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만 12세 이하의 경우 물량 부족이 현실화돼 13∼18세 접종 물량의 최대 15%를 전환하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19일 브리핑에서 “접종률 추이를 파악해 잔여 백신물량에 대해 재배분을 시행하고 또 향후에 원활하게 백신 수급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백신 조달 방식, 유통 방식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 김수현 인턴기자 고려대 사학과 4학년 / 전남혁 인턴기자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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