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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툰베리들' 기후위기 헌소 내고 국회에 행운의 편지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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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 국내 언론 첫 인터뷰]

전국 30여개 조직 ‘청소년 기후행동’
교육청 등 ‘탈석탄 금고’ 정책 견인

지난 3월13일 ‘청소년기후행동’ 청소년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소극적으로 규정한 현행 법령이 청소년의 생명권과 환경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등이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지난 3월13일 ‘청소년기후행동’ 청소년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소극적으로 규정한 현행 법령이 청소년의 생명권과 환경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등이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기후위기에 대응하자는 그레타 툰베리의 울림은 한국의 청소년들에게도 닿았다. 국내에선 지난해 초·중·고등학생 회원 500여명과 전국 30여개 조직을 둔 청소년 기후운동단체인 ‘청소년기후행동’이 결성됐다. 툰베리가 주도한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의 국내 파트너 단체다. 지난해 네차례 벌인 기후 결석 시위를 비롯해 기후소송, 1인시위, 교육청과 환경부를 상대로 한 정책 요구안 전달 등의 활동을 벌여왔다. 이들은 올해 3월 정부를 상대로 헌법소원도 제기했다. 정부가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기본권이 침해됐다는 취지였다. 현재 헌법재판소의 심판 회부 결정을 받아 소송이 진행 중인데, 아직 정부가 묵묵부답이다. 소송을 담당한 이병주 변호사는 “피청구인인 정부(환경부)의 답변을 7개월째 기다리고 있다. 일부러 시간을 끄는 것인지,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청구인들은 19일 정부와 국회에 헌법 소원에 대한 답변을 촉구하는 촉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 5월 10조원 규모의 재정을 운영하는 서울시교육청이 금고 지정 때 평가 지표에 석탄 투자를 철회하는 탈석탄 항목을 포함하는 ‘탈석탄 금고’ 선언을 했는데, 이 역시 청소년기후행동 등의 요구로 이루어진 것이다.
요즘 한국의 툰베리들은 21대 국회에 ‘행운의 편지’를 보내고 있다. “이 편지는 스웨덴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따라 지구를 8바퀴 돌았으며, 35일 안에 당신 곁을 반드시 떠나야 합니다. 편지 말미에 적힌 지시를 충실히 따라야만 기후위기가 가져올 저주를 피할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행운의 편지를 받은 15명의 국회의원 중 답변을 준 사람은 장혜영 정의당 의원뿐이다. 장 의원은 “살면서 받아본 가장 엄중하고 무서운 편지”라고 했다. 청소년들의 활동은 어른들도 움직였다. 지난해 7월 각종 사회단체의 연대기구인 기후위기비상행동이 결성되는 과정에서도 청소년들의 외침이 영향을 끼쳤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의 황인철 정책팀장은 “미래 세대가 적극적 목소리를 내고 어른들에게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사회적 관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엔 현재 377개의 단체가 참여 중이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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