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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만난 비건 “창의적 아이디어들 감사…북한의 관여 필요”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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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미 국무부청사에서 이 본부장-비건 부장관 면담
비건 “한반도서 외교 증진 위한 건설적 방안 논의”
대북 아이디어들 긍정 평가하며 북한에 호응 촉구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서 제안한 종전선언도 논의한 듯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2019년 6월28일 외교부청상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2019년 6월28일 외교부청상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8일(현지시각)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에 관한 “창의적 아이디어들”을 논의했다며, 북한이 대화에 나올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 본부장도 이날 면담을 “최근의 대화 중에 제일 좋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에 있는 국무부에서 이 본부장과 면담한 뒤 청사 앞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훌륭한 만남을 가졌다. 한-미 관계 뿐 아니라 한반도와 관련된 많은 이슈들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우리는 서해에서 있었던 어업 지도 공무원의 비극적 피살도 논의했다. 그것은 한국 국민들 그리고 분명히 미국에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한반도에서 외교를 계속 증진하기 위한 건설적 방안들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이어 “미국과 한국은 외교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달성하고 비핵화를 성취하며 모든 한국인에게 밝은 미래를 가져오고 북-미 관계 정상화를 가져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가 논의한 창의적 아이디어들에 매우 많이 감사드린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혼자서 할 수 없다. 미국과 한국은 우리끼리 할 수 없다”며 “우리는 북한의 관여가 필요하고, 그들이 준비됐을 때 그들과의 논의에 계속 열려 있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과 함께 기자들 앞에 선 이 본부장은 “지금 주어진 상황 속에서 이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고 또 대화를 어떻게 재개를 할 것인가, 그 대화 속에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양국의 공동 과제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다양한 방법을 얘기했다”며 “최근의 대화 중에 제일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도 지금 상황이 그러하듯이 한국과 미국이 공조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과 비건 부장관이 논의했다는 “건설적 방안”이나 “창의적 아이디어들”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전날 이 본부장이 워싱턴에 도착하면서 기자들에게 “(한국전쟁) 종전선언도 당연히 논의할 것”이라고 말한 점에 비춰, 이날 면담에서 종전선언 문제도 다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시각으로 지난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종전선언 외에도, 미 대선 앞뒤로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고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다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비건 부장관이 한-미 협의 뒤 이례적으로 취재진 앞에 서서 북한을 향해 “(좋은 방안들이 있어도) 혼자서는 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대화를 촉구한 것 자체가 그런 노력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미 대선은 불과 30여일 남았고, 북한이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에 대미 압박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은 코로나19와 태풍 피해를 겪고 있는 인도적 지원 의사를 밝히고,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하고자 하는 자국민에게 1년 동안 복수방문이 가능한 특별승인 여권을 발급하겠다고 밝히는 등 북한에 유화적 손짓을 보내고 있다. 지난 22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서해 피격 사건 관련해서도 미 국무부는 북한이 한국에 사과하자 “도움이 되는 조처”라고 반응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지속적으로 북한에 긍정적 태도를 보여왔다”며 “북한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 대선이 임박했고 승자에 대한 전망도 장담하기 어려워, 북한과 미국 모두 서로를 향해 당장 보폭을 크게 움직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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