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키워낸 이건희(사진)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새벽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5개월 만이다. 삼성은 이 회장 사망 소식을 알리며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10일 급성심근경색을 일으켜 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소생했다. 이후 자가호흡을 하며 재활치료를 받아 왔고 2017년 11월에는 병상에 앉아 TV를 보는 모습의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지만 끝내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3일 전부터 병세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1942년 1월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65년 일본 와세다대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66년 동양방송에 입사했다. 67년 홍진기 전 법무부 장관의 장녀 홍라희씨와 결혼한 이 회장은 아버지인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 뒤를 이어 87년 12월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취임과 동시에 ‘제2의 창업’을 선언한 이 회장은 93년 아내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을 선포했고 반도체·휴대전화·LCD 등에 과감한 투자를 했다. 이후 2012년 ‘창조 경영’에 이르기까지 단 한 순간도 변화와 혁신을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2006년 글로벌 TV 시장에서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고, 애플을 따라잡고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달성했다. 메모리반도체를 포함해 20여개 품목의 글로벌 1위를 일궈냈다.
이 회장은 스포츠 분야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대한레슬링협회장을 지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동하며 스포츠 외교에도 힘을 보탰다. 이 회장은 성공한 기업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각종 수사로 홍역도 치렀다. 비자금 사건으로 특검 조사를 받았고,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되자 2008년 퇴진하기도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노력하던 재계·체육계 건의로 사면된 이 회장은 2010년 경영일선에 복귀해 조직 재정비와 삼성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헌신했다.
이 회장 사망 소식에 정·재계 인사들도 애도의 뜻을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영민 비서실장을 통해 “한국 재계의 상징이신 이건희 회장의 별세를 깊이 애도하며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그분이 보여준 리더십은 코로나로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위기극복과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큰 귀감과 용기가 되어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주요 외신도 이 회장 사망 소식을 긴급 속보로 전했다. 이 회장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지며 28일 발인 예정이다.
강주화 권민지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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