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정은 조의문' 다음날 동해로 발사체 쏜 북한 - 한겨레
북한이 지난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북극성-3형 발사 모습. 연합 2019.10.3
북한이 31일 동해 방향으로 발사체 두 발을 쐈다. 지난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발사한 지 29일 만이며, 올해 들어선 열두번째 단거리발사체 발사다. 10월 초 스웨덴에서 열린 북-미 실무회담이 결렬된 이후, 남한엔 이른바 “대미 종속 탈피”를, 미국엔 “새로운 셈법”을 촉구하는 무력시위에 다시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미사일 발사를 지속하며 긴장을 끌어올리는 낡은 행태를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발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모친상을 치른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보낸 바로 다음날 이뤄졌다. 김 위원장이 30일 조의문을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앞으로 꽉 막힌 남북관계에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뒤이은 발사체 발사로 상황이 엄중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김 위원장의 조의는 인간적 예의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고, 북한은 앞으로 ‘내 갈 길을 가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한반도 정세는 점점 심각해지는 형국이다. 북한은 얼마 전 김계관 전 외무성 제1부상과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을 잇따라 내세워 미국에 “시간 끌기로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압박했다. 또 최근엔 남한을 향해 “금강산에 있는 남쪽 시설물을 철거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만나서 논의하자’는 제안에도 “그럴 필요 없다”며 문서로 협의하자고 고집했다. 이런 상황에서 발사체 두 발을 쏘는 군사적 위력시위를 벌인 건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우리 정부는 현 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
이런 우격다짐이 해법일 순 없다는 사실을 북한은 알기를 바란다. 남한과 미국이 무력시위에 굴복할 리도 없거니와 군사적 대립과 갈등 심화는 한반도 정세만 더욱 불안정하게 할 뿐이다. 북한은 당장 대화와 협상의 장에 나서길 바란다.
2019-10-31 11:29:4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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