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양육 기간 늘면서 인간, 까마귀 뇌 크게 발달

◇부모 보살핌에 ‘천재’가 된 까마귀
까마귀과는 어치나 까마귀, 까치 등이 포함된 조류로, 다른 새보다 뇌가 크고 인지능력이 뛰어나다. 대표적으로 남태평양 뉴칼레도니아에 사는 까마귀는 도구를 잘 쓰기로 유명하다. 가는 가지를 나무에 난 구멍에 찔러 넣어 애벌레를 꺼내 먹는다. 애벌레가 잘 낚이지 않으면 나뭇가지를 휘어 고리를 만들기도 한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사연구소의 내털리 우오미니 박사 연구진은 이달 초 국제학술지 ‘왕립학회 철학연보 B’에 까마귀과 127종을 포함해 수천 종의 조류를 대상으로 양육 기간과 인지능력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예상대로 까마귀의 지능은 사람처럼 더디게 자라며 뇌를 더 발달시킨 덕분이었다.

연구진은 까마귀과 조류 두 종의 양육 과정을 직접 관찰해 부모의 보살핌이 어린 새의 인지능력을 어떻게 발전시키는지 확인했다. 관찰 대상은 스웨덴의 시베리아어치와 뉴칼레도니아 까마귀였다. 시베리아어치는 실험에서 먹이를 가둔 판을 푸는 방법을 스스로 알아냈으며, 가끔 찾는 천적도 기억했다.
연구진은 어린 새들이 부모의 행동을 보고 배우는 것을 확인했다. 부모는 어린 새가 반복 학습을 통해 도구 사용법 등을 터득하도록 곁에서 기다렸다. 심지어 까마귀에게 소중한 도구인 나뭇가지를 어린 새가 맘대로 가져다 써도 가만히 있었다. 까마귀와 어치는 둥지를 떠나서도 최대 4년까지 부모 곁에서 먹이를 받아 먹으며 학습했다. 사람으로 치면 스무 살까지 부모 신세를 지는 셈이다. 공동 저자인 독일 콘스탄츠대의 마이클 그리서 교수는 “인간은 에너지의 20%를 뇌에 쓰는데, 어린 새가 그런 부담을 감당하려면 부모의 투자에 기대는 방법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호주대의 벤 애슈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집단생활에 필요한 인지능력을 키우다 보니 인간의 뇌가 커졌다는 가설에도 맞는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까마귀과 새들은 81%가 직접 낳은 새끼는 물론 동료 가족을 포함하는 대가족생활을 했다. 다른 새는 가족생활 비율이 48%에 그쳤다.
부모 곁에서 생존 기술을 배운 새들은 수명도 평균 18년 정도로 다른 새의 10년보다 훨씬 길었다. 우오미니 박사는 “까마귀과 새들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평생 학습능력을 유지해 환경 변화에도 잘 적응한다”고 밝혔다. 배워야 잘 사는 것은 새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은 300만년 전부터 침팬지와 달라

두개골로 보아 뇌 형태는 비슷했다. 반면 침팬지는 나이와 무관하게 뇌 크기가 비슷했지만, 아파렌시스는 나이에 따라 뇌 크기 차이가 상당했다. 연구진은 “인류는 300만년 전부터 뇌가 다른 영장류보다 느리게 발달했다”며 “오랜 기간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여러 인지능력을 습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June 17, 2020 at 06:59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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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카페] 새대가리를 천재로, 원숭이를 인간으로 만든 부모의 사랑 - 뉴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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