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출연연구기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을 위한 ‘영장류(원숭이) 감염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정부는 이 모델을 통해 이달 국내에서 개발된 치료제(2개)·백신(1개)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첫 실험에 착수했으며, 매달 3개 물질을 선정해 지원할 방침이다. 하지만 관련 예산이 현재 국회 계류 중인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에 편성돼 있어 자칫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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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을 위한 영장류 감염모델 개발했다/자료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
영장류 감염모델은 치료제·백신 개발 등에 활용하기 위해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인체감염과 비슷한 임상 증상을 나타내게 한 실험동물이다. 침팬지, 고릴라 등의 영장류는 인간과 수용체 염기서열(유전정보)이 비슷해 감염모델로 주로 쓰인다. 기존에 실험동물로 많이 사용하는 생쥐는 수용체 서열이 달라 감염병을 일으킬 수 없어 감염모델로는 적합하지 않다. 감염모델 동물실험은 약물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절차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글로벌 연구개발사업 전략에선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시 영장류실험을 비임상 필수 항목으로 정하고 있다.
영장류 감염모델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이 지난 2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양 받아 개발에 들어갔다. 정연웅 과기정통부 바이오기반팀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첫 감염모델을 개발한 후 바이러스 주입 등 각종 검증 단계를 거쳐 이달 초 감염모델로서 활용할 수 있다는 최종 판단을 내렸다.
영장류 모델실험은 동물생물안전3등급 연구시설(ABL-3)에서만 가능한데 이 시설을 보유한 생명연에서 실험 지원 가능한 후보 물질 개수는 매달 3개 내외다. 실험 주기를 한 달로 잡은 이유는 감염 전 원숭이를 안정화하는 단계, 실제로 감염을 시키고 검체를 채취·분석하는 등의 과정이 대략 3~4주 정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국내 기업·대학·연구소 대상으로 수요를 접수한 후, 전문가 선정평가위원회를 통해 성공 가능성 등이 높은 치료제·백신 후보물질을 선정해 지원할 방침이다.
정 팀장에 따르면 영장류 실험에는 한 번에 16마리를 투입한다. 원숭이 모델 한 마리당 시험비용은 약 2500만원대에 달한다. 과기정통부는 이 비용을 전액 지원해 국내 기업이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비용이 현재 3차 추경에 편성돼 있어 국회 통과가 되어야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이달 진행 중인 영장류 모델실험 대상은 치료제 2개, 백신 1개이다. A사의 경우 다음 달 임상진입을 목표로 치료제 후보약물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B사의 경우 치료제가 바이러스가 공격하는 장소에 이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약물 동태학 확인실험 후 치료제 효능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C사의 경우 백신후보 물질을 접종한 영장류를 대상으로 바이러스를 접종해 효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고서곤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정책관은 “전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 영장류 감염모델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나라는 네덜란드와 미국, 중국 등 일부 국가밖에 없을 정도로 영장류 감염모델 개발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영장류 실험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사람에게 적용하는 임상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une 17, 2020 at 10: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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