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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코로나 확진자 관리 부실’ 부산 북구청 상대로 구상권 청구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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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부실하게 관리했다며 부산 북구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기로 했다. 자치단체 간 코로나19 방역을 놓고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은 처음이다.

22일 부산 북구와 전남 순천시에 따르면 부산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60대 남성 A 씨는 17~19일 순천의 한 장례식장에서 장모의 상을 치렀다. A 씨는 6일 부산 북구의 한 식당에서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식사를 했고 열흘이 지난 17일 북구 보건소로부터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 그 때까지도 A 씨는 발열이나 기침 같은 감염 증상이 없었다.

하지만 16일부터 가족과 함께 순천에 머물렀던 A 씨는 자가격리 대상자라는 사실을 알고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또 부산 북구 보건소는 A 씨가 순천에 있다는 사실을 순천시 보건소에 알리지 않았다. 자가격리 앱을 설치하고 전화로 하루 두 번 A 씨의 상태를 확인해야 하지만 이행하지 않았다.

A 씨는 장례가 끝나고 20일 북구 보건소에서 부인과 함께 진단 검사를 받았고 다음날 두 사람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의 부인은 남편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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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판정을 받은 A 씨가 순천을 다녀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순천시에는 시민들의 문의 전화가 폭주하는 등 불안해하고 있다. 순천시는 A 씨 부부와 동선이 겹치는 친척과 장례도우미, 조문객 등 48명에 대해 자가격리 통보를 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부산 북구나 보건소로부터 확진자가 순천에 있다는 사실을 전달받지 못했다. A 씨의 친척이 전화로 보건소에 알렸다”며 “200여 명의 검체를 채취해 분석하는 등 물질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북구 보건소를 관할하는 북구청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북구 보건소는 17일 오후 8시 반부터 전화와 문자로 A 씨에게 자가 격리 대상자임을 통보했다. 당시 보건소 측이 증상이나 주소지를 확인 했을 때 A 씨는 ‘순천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보건소 측은 다음 날 A 씨 집 앞에 자가 격리 물품까지 배송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당연히 본인의 거주지에 있는 줄 알았다”며 “18일에도 A 씨가 검사를 받으러오지 않아 다음 날 전화를 했는데 그때서야 순천 장례식장을 다녀왔다고 알렸다”고 해명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자가격리 전담 공무원은 대상자와 일대일로 격리 여부를 확인하는 게 원칙”이라며 “전담 공무원들에게 철저한 교육을 시켜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도 부산 남구에 사는 60대 남성이 자가격리 상황에서 고향인 순천시 주암면에 내려와 격리 생활을 하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순천시는 당시에도 별도의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경북 울진에서도 50대 확진자가 장례식장을 방문했다가 친척 2명이 확진되고 70여 명이 자가격리 됐다. 울진군에 따르면 경기 시흥에 사는 50대 남성 B 씨는 19~20일 울진의 한 장례식장을 방문한 뒤 처가에 들렀다. B 씨는 20일 오후 집으로 돌아온 뒤 직장 동료가 확진됐다는 통보를 받았고 다음 날 감염됐다. 방역 당국은 B 씨와 접촉한 77명에 대해 진단 검사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충남 천안시에 사는 A 씨의 친척 중학생 2명이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순천=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
울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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