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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이의 밝은 미소를 응원하는 이 거울 작품도, 이 방을 채운 꽃들도 ‘온기가 가득한 집 만들기 프로젝트’ 소식을 듣고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한 이들이 보내온 선물이다.
연고가 없이 보육원 등 시설에서 생활한 청소년들은 만 18세가 되면 보육원을 나와 자립해야 합니다. 지자체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500만원 안팎의 자립정착금과 엘에이치(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겠지만, 그 중에서도 집을 구하는 일은 최상의 난이도에 속합니다. 선뜻 도움을 청하거나 물어볼 어른 없이 집을 구할 때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은 참 많습니다. 누구에게나 주거는 소중한 삶의 토대이지만, 당장 함께 할 가족이 없는 보호종료아동들에게는 더욱 중요한 안전지대입니다.
2020년 10월 9일자 ‘이 순간’에 실린 수연씨의 공간 사진.
지난 주 `이 순간'에서 소개한 자립 3년차 이수연씨(가명·23), 또래의 청춘과 똑같은 스물셋 청년입니다. (
관련기사▶[이 순간] 수연씨의 두번째 집)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돕는 `열여덟 어른' 캠페인(
▶바로가기)을 진행하고 있는 아름다운재단으로 지난 8월, 열여덟 어른들이 온기가 가득한 집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인테리어 재능기부 문의가 도착했습니다. ‘꿈꾸는집’ ‘헤이스홈’ ‘리타홈’ 3개 인테리어 디자인·홈스타일링 업체가 함께 한 이번 프로젝트의 대상자로 올해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잦은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수연씨가 정해지며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소식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전해지며 함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사람들의 정성도 이어졌습니다.
아름다운 재단 블로그에 게재된 프로젝트 진행과정 소식들.
아름다운 재단 블로그에 게재된 프로젝트 진행과정 소식들.
다행히 서울시가 지난달 보육원 등 아동복지시설이나 청소년쉼터에서 나와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아동·청소년에게 시세의 30% 수준으로 서울시가 임대주택을 공급해 주기로 하는 등 지자체마다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지난해 `아동 주거권 보장 등 주거지원 강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더디지만 사회적으로 시스템이 보완되고 다듬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지원 아름다운재단 간사는 “보호종료아동들이 정부 지원제도를 몰라서 지원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보호종료아동들이 사회에 연착륙할 때까지 곁에서 관심을 가지고 안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절실합니다. 기사가 나간 뒤 수연씨는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도움과 응원의 마음을 보여준 사람들에게 꼭 전하고픈 고마움이 담겨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빨리 어른이 되어야 하는 보호종료아동들이 사회의 편견에 갇히지 않도록, 동정과 시혜의 대상에 머무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될 수 있기 위하여 좋은 이웃들의 선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언젠가 당신의 그 선한 뜻이 꼭 필요한 순간을 만날 때에 당신이 선뜻 손내밀 수 있도록, 수연씨의 편지를 당신께 전합니다.
프로젝트를 응원해주시고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안녕하세요. 온기가 가득한 집 만들기 프로젝트의 수혜자 이수연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달해 드리고 싶어 많은 고민 끝에 이렇게 제 마음을 담아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이번 프로젝트 소식에 이어진 많은 댓글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댓글들을 하나하나 읽으며 정말 많은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묘한 감정들이 교차했고 세상의 온기는 참 가까운 곳에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저는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배웠고 느꼈고 제 자신과 약속했어요. 저는 앞으로 무너질 때마다 이번에 저를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을 생각하며 씩씩하게 딛고 일어설 것이고, 저도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먼저 손을 내밀고 상대에게 도움이 되며 베푸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모로 방황하고 고민이 많은 이 시기에, 제게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추억과 동기부여를 해주셨어요. 지금의 이 마음들 잊지 않고 잃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서 받은만큼, 그보다 더 사회에 환원할 줄 아는,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도 잘 가꿀 줄 아는,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고 행복해 할 줄 아는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해나가겠습니다. 도움주신, 응원해주신, 격려해주신, 기도해주신, 함께해주신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통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제게 세상의 온기를 선물해주셔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2020년 가을에 이수연 올림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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